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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하는 좌충우돌 유럽 가족여행기 – 밀라노부터 스위스까지의 여정

by YAMDDANG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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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무거운 두 캐리어를 들고 유럽을 여행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이 글은 만 4세 아이를 동반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여행한 실제 여정을 경험한 좌충우돌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한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야기를 담아보았어요. 아이와 함께 유럽 적응기, 그리고 예측 불가한 순간들을 통해, 가족여행의 진정한 가치를 공유해 볼게요.

 

 

목차

 

여행의 시작, 새벽 공항과 아이

새벽 5시 반, 정신없이 짐을 싸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는 4살 30kg가 넘는 캐리어와 유모차, 그리고 10kg의 배낭까지 들고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어요. 비행 전 아이에게 협조를 부탁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싫어! 힘들어!”였고, 새벽 시간대에 아이가 잠들지 않은 상황은 꽤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하지만 여행은 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출발했습니다.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 도착한 후,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공항 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아이가 긴 이동 후 쉴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점과 유럽시간의 적응을 위해서는 훌륭한 선택이었어요.

물의 도시 베네치아, 그 아름다움과 현실

밀라노 중앙역을 출발해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고 내가 드디어 유럽에 왔구나 라며 실감 나던 장면이었어요. 물 위에 지어진 도시, 고풍스러운 건물들, 그리고 어딜 찍어도 엽서처럼 나오는 풍경. 하지만 현실은 달랐죠.. 베네치아는 계단이 많아 유모차 이동이 쉽지 않았고, 아이와 함께라면 작은 다리 하나도 큰 도전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하고 가는 길은 유모차 덕분에 긴 거리를 조금 더 쉽게 이동할 수 있었고, 수상버스와 곤돌라 같은 생소한 교통수단은 그 자체로 아이에게 흥미로운 체험이었어요. 베네치아의 음식도 빠질 수 없었겠죠? 크리미 한 까르보나라와 랍스터 파스타, 현지식 안주 스타일의 치케티, 진한 맛의 젤라토까지 – 아이도 잘 먹고, 어른도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

 

길을 잃어도 괜찮은 도시, 베네치아

“베네치아에서는 길을 잃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는 말처럼, 우리는 정해진 루트를 벗어나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볐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걷다 우연히 발견한 레스토랑, 전망 좋은 골목의 벤치, 그리고 선착장에서 맛본 길거리 치즈 안주까지, 모든 순간이 하나의 풍경으로 남았습니다. 베네치아의 밤은 낮보다 더욱 낭만적이었고, 아이와 함께 배를 타며 바라본 운하의 조명은 평생 기억에 남을 장면이었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흡연 문화가 남아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자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도시였어요.

스위스 인터라켄, 평화로운 쉼의 공간

이탈리아를 뒤로하고 기차를 타고 스위스로 이동했습니다. 밀라노에서 출발해 슈피츠를 거쳐 인터라켄 동역에 도착했을 때, 자연이 주는 평온함에 감탄했습니다. 제가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 중 1 등이었던 스위스는 끝도 없이 높은 산, 맑은 호수, 한적한 거리 – 모든 것이 도시와는 달랐고, 가족 모두가 긴장을 풀 수 있었어요. 숙소는 방 2개에 주방과 세탁실이 갖춰진 공간으로, 아이의 식기도 제공돼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계단 없이 유모차를 편하게 끌 수 있었고, 주변에는 산책하기 좋은 강가 산책로도 있어 짧은 일정 내에도 여독을 풀 수 있는 휴식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어요.

융프라우 정상에서의 감동과 도전

인터라켄에서 출발해 그린델발트를 지나 융프라우요흐로 향했습니다. 관광객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라는 '탑 오브 유럽'까지 오르는 여정은 아이와 함께라 더욱 신중해야 했어요. 곤돌라와 기차를 몇 번 갈아탄 끝에, 드디어 융프라우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감동 그 자체였죠. 하지만 해발 고도에 따른 기압 변화와 강한 자외선은 아이에게 무리가 될 수 있어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어요. 저도 고산병이 살짝 왔는지 계속 하품을 했거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상에서 바라본 구름과 산맥의 장관은 여전히 눈에 선한 풍경으로 남아 있어요.

여행의 끝, 아이와 함께한 여정이 남긴 것

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다시 밀라노로 돌아와 하루 쉬었어요. 몸은 분명히 지쳤지만, 마음은 경험으로 인한 것들이 쌓여 너무 따뜻했어요. 아이와 함께한 모든 순간이 힘든 만큼 특별했고, 비를 맞아가며 유모차를 끌었던 순간조차도 이젠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어요. 짐을 줄이고 싶었던 마음과는 다르게 늘어난 아이용 짐과 끊임없는 변수 속에서도, 이번 여행은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친절함, 말이 통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정, 그리고 눈앞의 풍경보다 소중했던 아이의 행복한 웃음. 다음번에는 단단히 준비해서 완벽한 유럽여행으로 한 번 더 방문해 보기를 다짐해 보며 글을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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